524장(갈 길을 밝히 보이시니)
(빌 4:10-11, 개정)
(10) 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함은 너희가 나를 생각하던 것이 이제 다시 싹이 남이니 너희가 또한 이를 위하여 생각은 하였으나 기회가 없었느니라
(11)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아멘.
* 우리 성도님들을 주안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권면과 가르침을 마치고, 본문 10절부터는 개인적인 감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편지글 서두에 헌금을 보내줘서 감사하다고 쓰지 않고 끝부분에 감사를 확실하게 표현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복음을 값없이 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둘째로, 성금 문제는 예민한 부분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셋째로, 다른 전도자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바울이 빌립보교회 성도들이 물질로 도와준 것에 감사를 표현했던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자기가 누리고 있는 자족한 은혜의 간증을 나눴습니다.
오늘 본문 10절에서, “기뻐하다” 본문 11절에서, “배우다”의 동사를 중심으로 바울이 어떻게 간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합니다.
1. 기뻐하다
먼저 본문 10절에서, “기뻐하다”를 살펴보겠습니다. 바울이 ‘기뻐했던’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빌립보교회 성도들이 보내준 성금 때문에 기뻐했습니다. 둘째로, 바울에게 성금을 전달해주었던 에바브로디도에게 아주 오랜만에 빌립보교회 성도들의 소식을 듣고 기뻐했습니다.
비록 바울이 빌립보교회 성도들로부터 오랫동안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그들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본문 10절 중반절에서, “...너희가 나를 생각하던 것이...” 아멘. 일찍부터 빌립보교회가 바울에게 성금과 교회 소식을 전하려고 했으나 여유롭지 않은 교회 사정을 에바브로디도 편에 알게 되었다는 표현입니다. 빌립보교회로부터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서 바울은 답답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에바브로디도 편에 모든 소식을 접했기에 크게 기뻐했다고 간증했습니다.
빌립보서에서 ‘기뻐하다’는 단어를 14번 사용했는데 맨 마지막 기쁨도 역시 “주 안에서” 누리고 있는 기쁨이라고 간증했습니다(10절). 빌립보교회 성도들과 바울은 연합되어 주안에 있었기에 주 안에서 도왔고 주안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성금을 보낸 동기 때문에 더욱 기뻐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바울을 잊지 않고 애틋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성금까지 보내준 빌립보교회 성도들의 마음 때문에 기뻐했던 겁니다.
2. 배우다
본문 11절에서, “배웠노니”를 살펴보겠습니다. 빌립보교회 성도들이 보내준 성금을 받고 기뻐한 이유가 수중에 물질이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기뻐했던 이유는 복음을 전하는 자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표현했던 빌립보교회 성도들의 성숙한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본문 11절 하반절에서,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바울은 복음 전도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많은 훈련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제가 신학대학원을 다니며 결혼 후 첫 사역지에서 받은 전도사 사례비가 30만원이었습니다. 그때 겨울철 오래된 기름보일러에 들어간 돈이 한 달에 27만원 정도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3만원 십일조하면 감사헌금은커녕 남은 잔액이 없었습니다. 교통비도 마이너스, 식비도 바이너스, 학비도 바이너스 그런데 저는 그때 부족하고 힘든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아내가 옆에서 싫은 내색 없이 살림을 아끼며 살았고 돕는 손길들 때문에 은혜로 살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기억이 나는 것은 분유 살 돈이 없어서 돌 반지 결혼반지도 모두 팔았던 기억만 납니다. 그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바울이 말하는 자족이 무엇인지 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가난을 경험한 분들은 모두가 이해되실 겁니다.
바울은 사람과 돈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를 살려주시고 구원하신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어떤 후배 전도사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대학원 원우회 회장을 하면 전액 장학금을 주어지는데 생각지도 않은 학비를 누군가로부터 받게 되어서 그 학자금을 학비가 없는 대학원생에게 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후배 전도사님은 주님이 채워주신 돈을 가지고 자기를 위해서 쓰지 않고 다른 학생을 위해서 썼습니다. 이런 분들이 풍부에 처할 줄도 알고 빈곤에 처할 줄도 아는 비결을 배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부요하냐 가난하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난에 처할 줄도 알고, 부요에 처할 줄도 아는 것이 신앙입니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풍부할 때 감사하고, 가난할 때는 원망하고, 건강할 때는 감사하고, 병약할 때 감사하지 않는 신앙은 어린 신앙입니다. 바울이 본문 11절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내가 기뻐하는 이유는 성금 때문이 아니고, 이미 자족하는 비결을 배웠기 때문에 돈 뒤에 담긴 나를 사랑하는 그 마음 기뻐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어떠한 형편에 처해 있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다는 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바울처럼 언제나 주 안에서 기뻐하며 믿음의 성도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며 함께 기뻐하는 복된 성도의 삶이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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